[책소개] 파티는 끝났다

[Trash Can] | 2008/01/27 22:35 | rainmaker
파티는 끝났다 - 10점
리처드 하인버그 지음, 신현승 옮김/시공사

평소에도 대체에너지에 지대한 관심이 있었던 터였지만, 바쁜 업무에 밀리다보니 조금 소홀히 했던 감이 있어서, 지난 연말 휴가기간에 오래간만에 대체에너지에 대한 지식을 재충전하고자 구입했다.

서평을 보고 들었던 기대감은 석유에너지에 대한 위기론과 대체에너지에 대한 설명일 것이라 기대했었는데, 다 읽고 난 느낌은 꽤 광범위하게 커버한 정치학과 경제학에 대한 책이라고 생각된다.

오랜 기간 인류는 "생산성향상"을 위해 도구를 사용하게 되었고, 곧이어 불을 사용하게 되고, 마침내 농경사회에 와서 가축을 기르게 되면서 "향상된 생산성"으로 사람의 힘만으로 경작하던 농경지보다 훨씬 큰 면적의 농경지를 황소를 이용하여 경작하게 되었다. 생활의 면적이 넓어지다 보니 효율적인 운송수단이 필요하게 되었고, "말"이 보편적인 (그러나 "운용"의 비용 때문에 부자와 국가만이 소유하게 되는) 운송수단이 되었다. 그러나, 말 한마리를 먹이기 위해서는 대략 4-5에이커의 경작지가 필요했고, 여기서 생산된 곡식은 모두 말을 먹이기 위해 사용되었다. 예를 들면 1900년대 영국에서는 약 350만 마리의 말들이 약 400만톤의 귀리와 건초를 먹어치웠다. 같은 시기 미국에서는 전체 농경지의 약 1/4을 말사료를 기르기위해 사용되었다.

또, 철의 사용이 늘면서 철을 녹이고 제련하기 위한 불을 때기 위해 수많은 나무들이 땔감으로 사용되어, 급격한 숲면적의 감소를 초래하게 된다. 철 1톤을 녹이기 위해서는 나무 1000톤이 필요했다. 따라서, 농경지 개간과 철생산 (대부분 무기로 만들어져 주변국정복을 위한 - 이 때부터 농경지확보와 노동력확보, 나무와 철, 광석등의 확보를 위한 자원전쟁)으로 숲의 황폐화가 이루어졌다.

나무 (목탄)에 이어 석탄의 발견으로 석탄의 시대가 잠시 도래했다가 1986년 록펠러라는 석유사업자가 등장하여 스탠다드오일을 세우고 미국에서 원유정제사업을 키워가기 시작한다. 이 시기 같이 성장한 석유회사는 록펠러의 스탠다드오일 외에도 새뮤얼컴퍼니 (후일의 로열더치와 합병하여 쉘로 발전), 앵글로페르시안석유회사 (후일 브리티시페트로, BP로 발전) 등이 있었다. 이들 석유회사들은 석유시장의 성장을 도모하기 위해 농업, 운송, 기계산업, 항공산업 등 모든 산업분야에 관여하여 석유의 사용을 진작시키게 된다. 예를 들어, 19세기 말 뉴욕의 거리에 말똥문제가 불거지자, 자동차가 말똥문제를 말끔히 해결할 수 있다고 시에 로비하여 자동차의 대중화를 앞당기게 된다. 이에 포드, GM 등 거대자동차 회사가 탄생하게 되고, 미국의 각 도시에는 현대적인 도로가 깔리게 된다. (도로 역시 석유를 원료로 하는 아스팔트로 건설된다.)

20세기 들어 대부분의 전쟁들은 석유를 둘러싼 정치적, 지정학적, 경제적 원인으로 발발되었다. 걸프전, 이라크전 등 최근의 전쟁들은 특히 그런 개연성이 매우 짙다. 이에 대한 논의는 다른 책 (책의 뒤에 여러 참고책)에서도 많이 다루고 있고, 꽤 복잡한 문제이기 때문에 나도 여기서는 언급하기 힘들지만, 꽤 insightful 하면서도 명확히 다루고 있다.

그렇다면 석유시대의 종말은 언제 올 것인가? 책에서는 몇 가지 근거를 들어, 향후 20년 내로 인류는 대체자원을 찾아야 할 것이라고 한다.
첫째, 1인당 에너지생산의 정점 - 1945년부터 1973년까지 1인당 에너지생산은 연간 3.24% 증가하였고, 그 이후 6년간 0.64%로 증가율이 둔화되었다. 1979년 이후로는 연간 0.33%의 증가율로 에너지생산증가속도가 둔화되었다. 특히 최근에는 신흥시장 - brics -의 에너지소비증가로 에너지순증은 마이너스였다.
둘째, 석유생산의 정점 - 석유생산증가는 2015년 경 정점에 도달하고, 그 이후는 생산량의 감소가 될 것이다. 이 부분에 대해서는 산유국들의 주장과 다른데, 산유국들은 잠재매장량을 속이고 있다는 설이 이 책의 논거다.

저자는 또 다양한 대체에너지에 대해 리뷰했는데, 원자력 (완전한 형태의 재생가능에너지는 아니지만), 수력, 풍력, 지열, 태양열, 수소, 바이오메스 등 다양한 옵션들에 대해 경제학적 관점에서 다루고 있다.

흥미로운 것은 당장 실생활에 활용할 수 있는 팁 몇 가지와 관련 책과 사이트들을 열거해 놓았는데 몇 가지를 뽑아보면,

The Solar Living Sourcebook (RealGoods)
Radical Simplicity
지속가능한 채소밭 (John Jeavons, Carol Cox)
태양광식품건조 (Eben Fodor)
당신의 차와 이혼하라 (Katie Alvord)
Post Carbon Insititute
Renewable Energy

등이 있다.

정치학, 경제학, 여러 자원에 대한 물리,화학적 지식을 넘나들며, 매크로에서 마이크로까지 다양하게 다룬 컴팩트하면서도 대부분의 주제를 잘 커버하는 대체에너지 입문서로 부족함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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